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보수 진영 일각에서 파월 의장을 형사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한층 거세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부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지만, 이번에는 “수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논란의 배경에는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치적 책임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연준은 2022년 이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는 데 주력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이 반복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층은 이 같은 정책이 “경제를 망쳤다”며 파월 의장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 시점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면서, 연준의 독립성까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에도 파월 의장을 향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무능하다”, “미국 경제의 최대 위협”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당시에는 금리가 충분히 낮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현재 보수 진영의 일부에서는 “너무 늦은 긴축”과 “정책 실패”를 문제 삼으며, 파월 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책 방향은 정반대지만, 정치권이 경기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책임자를 공격하는 패턴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을 향한 ‘수사’ 주장에 대해 “소름 끼친다”는 반응을 보이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통화정책 결정은 경제 데이터와 전망을 토대로 한 정책 판단의 영역인데, 이를 형사 책임으로 연결하려는 시도 자체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에서는 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금융시장 신뢰의 핵심 축으로 여겨진다.
이번 논란은 미국 내 정치 양극화가 경제·금융 정책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연준의 결정이 주식시장, 부동산, 환율 등 실생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이 이를 선거 전략의 도구로 삼으려는 유혹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사회 역시 높은 물가와 대출 이자 부담을 체감하고 있어, 연준의 행보와 이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연준이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독립적 결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다. 둘째,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진영이 연준과 파월 의장을 어떻게 활용하거나 방어할지다. 만약 ‘수사’와 같은 강경 발언이 계속 확산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달러 가치와 금리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은행 수장을 둘러싼 정치적 공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그 여파가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 나아가 한인 사회의 경제 환경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출처: 연합뉴스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