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체계 구상이 핵심 지지자의 우려 속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행정명령으로 공식화한 이 프로젝트는 2028년 말까지 시제품을 마련한다는 야심 찬 일정에 맞춰 움직여야 하지만, 정작 의회가 검토할 수 있는 구체 설계안이 제때 나오지 않으면서 속도 조절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콜로라도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 제프 크랭크는 하원 ‘골든 돔 코커스’를 공동 출범시키며 이 구상의 대표적인 옹호자로 나선 인물이다. 그는 군과 방산업계, 의회 사이의 정보 교류를 돕는 ‘교육 허브’ 역할을 자임해 왔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약속했던 골든 돔 아키텍처 문서가 2025년 말까지 공개되지 않은 점을 두고 “상당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미 기밀 브리핑을 통해 개략적 구상은 공유받았지만, 예산 심의와 법제화를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의 공식 문건이 아직 의회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랭크 의원의 문제의식은 과거 사례에서 비롯된다. 그는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제시한 전략방위구상(SDI·일명 ‘스타워즈’)을 언급하며, 기술 미성숙 논란과 정치적 동력 약화 속에 사업이 흐지부지된 전철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1960년대 초 “인간을 달에 보낸다”는 명확한 시한을 제시했기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듯, 골든 돔 역시 정해진 일정과 그 일정에 맞춘 실행이 뒷받침돼야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의 골든 돔 지지는 개인적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1990년대 하원 군사위원회 보좌관으로 일하던 시절, 요격 미사일로 다른 미사일을 격추한다는 개념은 당시만 해도 ‘공상과학’에 가까운 발상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레이건이 꿈꿨던 “미국 상공의 방패” 비전을 매력적인 목표로 받아들였다고 회상한다. 그는 “모든 도시를 완벽히 지키지 못하더라도, 내가 대표하는 도시 한 곳이라도 보호된다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며,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를 예로 들어 방어망 구축의 정치적·사회적 의미를 강조했다.
사업 규모와 이해관계도 만만치 않다. 미사일방어국(MDA)이 마련한 골든 돔 관련 계약 틀에는 최근 한 달 반 사이 2,500개에 가까운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잠재 사업 규모는 최대 1,51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그린란드 영토 활용 구상과 연계해 골든 돔를 치켜세우는 등 대외 홍보에 적극적이다. 동시에 백악관은 ‘골든 플릿(Golden Fleet)’이라는 새로운 전함급 창설 등 고가의 국방 프로젝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어, 이미 발표된 골든 돔이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크랭크 의원은 “행정명령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예산을 배정할 수 있는 건 의회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현재 진행 속도가 “원하던 수준보다 3~4개월은 뒤처져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축소된 형태의 초기 버전이라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완전한 형태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나은 방어체계라면 의미가 있다”는 현실론이다.
골든 돔 구상의 또 다른 난제는 국내 드론 운항과 이를 무력화하는 ‘카운터 드론’ 정책 정비다. 이 체계는 골든 돔 방어망의 한 층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미 연방 정부 내 여러 기관의 권한 경계가 모호해 법·제도 공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랭크 의원은 “어느 기관의 권한이 어디서 끝나고 다른 기관의 권한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매우 흐릿하다”며, 9·11 테러 이후에야 뒤늦게 제도 정비에 나섰던 전례를 상기시키며 “또 다른 비극을 기다리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든 돔이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이를 입증할 시간과 정치적 의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SDI처럼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내에서는 대규모 국방 예산과 새로운 무기체계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다수 국방 프로젝트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공존하고 있다. 한인 사회를 포함한 미국 내 이민자 커뮤니티 입장에서도, 미사일 방어망이 실제로 도시 방어 능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비용과 우선순위가 타당한지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원문 출처: Military Tim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