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건강이 단순한 구강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몸 전체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최근 각종 연구에서 재확인되고 있다. 특히 중년 이후 잇몸이 점차 내려앉는 증상을 흔히 노화 현상으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염증과 생활습관,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질병’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세 굿데이치과 박정철 원장에 따르면, 잇몸뼈가 밑으로 내려앉는 현상은 치아를 지지해주는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심할 경우 자연 치아를 잃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할 점은, 이렇게 발생한 잇몸 염증이 신체 다른 부위로 퍼지며 치매, 당뇨병, 폐렴, 심장질환 등 다양한 전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염증성 신호가 혈관을 타고 이동하거나, 실제 잇몸 세균이 신체 기관에 도달해 감염 현상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치매 환자 뇌 조직에서 잇몸 세균이 발견된 사례도 있을 정도로, 의료계는 잇몸 질환을 단순한 구강 문제가 아닌 ‘전신질환의 시작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고혈압, 심혈관 염증성 질환 또한 잇몸 세균 및 염증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잇몸 치료 후 혈당 수치 안정, 비만 개선 등의 효과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 번 손상된 잇몸뼈는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 박 원장에 따르면 “잇몸뼈를 다시 위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며, 치아가 이미 빠진 상태에서 수술적 보완을 하는 정도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예방이 핵심이며, 조기 진단과 올바른 관리를 통한 상태 악화 방지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어떤 루틴을 갖추는 것이 좋을까? 박 원장은 아침, 점심, 저녁에 더해 자기 전까지 하루 네 번의 양치와 함께 치실, 치간 칫솔의 병행 사용, 그리고 소금물 가글 등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습관은 ‘정기적인 스케일링 마무리’다. 특히 건강보험에서 1년에 한 번 제공되는 스케일링은 예방 차원에서 매우 효과적이며, 이를 생일이나 특정 시점마다 챙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많은 이들이 스케일링 이후 치아가 더 시리거나 잇몸이 내려간 느낌을 받는다고 호소하지만, 이것은 이미 존재하던 염증 부위가 진정되면서 감각이 돌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스케일링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간 유지되지 못했던 치아 건강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주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원장은 잇몸 건강은 단기간의 치료보다도 ‘평생 관리’라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족 단위의 습관에서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양치 습관을 물려주는 것이 궁극의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잇몸은 소리 없는 질병”이라는 말처럼, 큰 통증이 오기 전 미리 관리하는 것이 전신 건강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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