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지원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란 정권을 향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군사 옵션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여러분의 기관들을 점령하라”고 적었다. 이어 “여러분을 살해하고 학대하는 이들의 이름을 남겨라.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위대에 대한 무분별한 살인이 멈출 때까지 이란 관리들과의 모든 회담을 취소했다”며 “지원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밝혀, 외교적 대화보다 압박과 개입 가능성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불과 이틀 전인 11일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어제 전화했다. 회담이 준비되고 있고, 그들은 협상을 원한다”고 말하며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이 이어지자 곧바로 기조를 바꿔 회담 중단과 추가 압박을 선언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사용하는 구호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IGA·Make Iran Great Again)”도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정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변형한 표현으로, 트럼프가 이란 시위대를 자신의 정치적 상징과 연결하며 지지층 결집 효과까지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12월 28일, 리알화 가치 폭락과 생필품 가격 급등, 실업난 등으로 누적된 경제 불만이 폭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주 넘게 전국으로 확산됐고, 사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는 지금까지 시위대 최소 1850명이 사망하고 1만6784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사망자가 1만20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두 기관의 추산치가 크게 차이 나지만, 어느 쪽 수치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란 내 유혈 사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을 거듭 비판하며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그는 12일에도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경제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군사 옵션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란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군사 개입 가능성이 실제 정책 선택지로 검토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안보 관련 당국자들로부터 이란에 취할 수 있는 군사 조치에 대한 브리핑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미국의 대응 방향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란 간 오랜 갈등 구도 위에서 벌어지고 있어,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란 내부의 경제난과 정치적 불만이 촉발한 시위에 미국이 공개적으로 개입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란 정권은 이를 ‘외세의 내정 간섭’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미국 내에서는 인권 보호와 민주주의 지원이라는 명분과, 또 다른 중동 군사 개입이 초래할 부담 사이에서 논쟁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사회를 포함한 이민자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이 국제 유가, 글로벌 금융시장, 이민·안보 정책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전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보도에 인용된 수치와 발언은 기사 작성 시점 기준 공개된 자료와 발언을 토대로 하며, 이후 상황 변화에 따라 실제 피해 규모나 외교·군사적 대응 수위는 달라질 수 있다. 독자는 관련 국가와 기관의 추가 발표, 국제기구 및 인권단체의 후속 보고 등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원문 출처: 중앙일보



